메타버스는 경험

메타버스는 경험

초월을 뜻하는 접두사 '메타(meta)'와 세상을 뜻하는 '우주(universe)'가 합쳐진 말로 국내에서는 '3차원 가상세계'로 해석되는데요.  지난달 28일부터 3월 3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를 관통한 핵심 단어입니다.

MWC가 올해 주제로 선정한 메타버스는 마지막 날을 제외하고 전시 내내 콘퍼런스와 패널 토론을 뜨겁게 달궜는데, 콘퍼런스의 발제자로 나선 미국 퓨처스 인텔리전스 그룹의 최고 메타버스 책임자(CMO)인 캐시 해클은 메타버스를 정의하기보다는 아직 이해해야 할 때라고 말하였습니다.

해클 CMO는 가상공간에서 메타버스를 공유하면서도 가상공간뿐만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도 일어나는 경험으로 표현했으며, 또한 메타버스가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모바일 인터넷의 다음 단계가 될 것이지만, "웹 3.0"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고 정의하였습니다.

웹 1.0은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을 수 있는 단계이고, 웹 2.0은 소셜미디어와 전자상거래를 통한 경제활동으로 사람과 사람이 연결될 수 있는 단계이며, 웹 3.0은 사람과 공간, 사물이 연결되는 단계인데, 해클 CMO는 향후 웹 3.0의 대부분을 메타버스가 차지하겠지만, 향후 인터넷에서 메타버스가 경험 자체를 지칭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메타버스는 기업이 하나의 기술로 만들 수 있는 개념이 아니라 많은 기업이 다양한 기술로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동통신사들에게 좋은 기회라고 단언하였습니다.

메타버스를 제대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하고 대기시간을 줄이며 시스템 용량을 늘리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동시에 메타버스에 연결할 연결장치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인데요.

메타버스 내 대체불가 토큰(NFT) 거래와 게임뿐 아니라 인프라 구축, 메타버스 접속기기 제작 등 통신사들이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수히 많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국내 통신 3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도 메타버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업체별로 연결 고리는 조금씩 다르게 접근하고 있는데요.

가장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 SKT는 지난해 7월 국내에 선보인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렌드'를 올해 전 세계 80개국에 진출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유영상 SKT 사장은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사를 제대로 하는 글로벌 통신사는 SKT가 유일하다"며 "이번 MWC도 메타버스 분야 협력을 위한 회의 전화를 받았다"고 말하였습니다.

유 대표는 인류가 추구하는 새로운 분야는 우주·해저·가상세계 등 3가지라며 "인류의 꿈과 맞물려 메타버스가 성공적인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였는데요.

SKT와 달리 KT와 LG유플러스가 관련 트렌드에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윤경림 KT그룹 변신본부장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말하기 이르다"며 "여러 가지 테스트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윤 사장은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다른 유수의 콘텐츠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케이뱅크를 활용해 메타버스의 가상거래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도 지난 1일 국내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메타버스에 관심이 많다"며 "확장현실(XR) 콘텐츠가 메타버스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데, "대사물이 대세인 것은 사실이지만 큰 플랫폼을 제시하기보다는 메타버스 개념을 삽입했을 때 더 나은 가치를 내는 서비스를 먼저 내놓는 게 전략 방향"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 익스피리언스(DX) 사업부를 총괄하는 한종희 부회장은 이날 MWC 전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메타버스 플랫폼 기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메타버스가 '오늘의 화두'라고 밝힌 한 부회장은 올해 안에 메타버스 플랫폼 기기를 기대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제품의 완성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잘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 달라"고 이야기 하였습니다.